JAZZ KISSA

THE JOURNAL / VOL. 01

QUIET.

다음 곡을 기다리는 자리.

다음 곡을 기다리는 자리.

요쓰야의 지하에는 다음 곡을 기다리는 자리가 있다. 1967년 고토 마사히로가 아버지의 바 지하에서 시작한 이글. 이후 다른 공간으로 옮겨 이어진 이곳의 역사에는 목재 인테리어와 음반, 곡을 고르는 한 사람의 시간이 겹쳐 있다.

수록된 2025년 취재 기록은 약 4천 장의 LP와 7천 장의 CD를 소개한다. 서로 다른 매체에 담긴 음악이 점주의 선곡 안에서 만난다. 오래 알려진 명반 다음에 새로운 곡이 놓일 때, 듣는 사람은 익숙한 음악의 다른 표정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 이 자리의 작은 즐거움이다.

자료에는 오후 6시까지 대화를 삼가는 감상 문화가 기록되어 있다. 말이 줄어드는 동안 곡의 도입과 끝, 악기 사이의 간격에 귀를 기울일 여지가 생긴다. 평소라면 다른 일을 하며 지나쳤을 소리를 한 번 더 듣는 시간이다.

이글을 떠올릴 때는 음반의 수와 함께 그 음반들을 잇는 순서를 생각하게 된다. 같은 곡도 무엇을 듣고 난 뒤에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남는다. 일반 영업과 별도 감상 행사의 일정은 다를 수 있으니, 방문할 날의 안내를 확인하고 그날의 선곡을 만나러 가면 좋겠다.